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이 땅은 이제 네 것"이라며 등기를 넘겨준 경우, "내가 떠나면 이 땅을 주마"라는 각서를 써 준 경우, 공증 사무소에서 같은 땅을 남긴다는 유언을 한 경우는 겉보기에 비슷합니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세 갈래입니다. 첫째는 증여, 둘째는 사인증여에 가깝고, 셋째가 유증입니다. 어느 길로 재산이 넘어왔느냐에 따라 효력이 생긴 날, 갖춰야 할 형식, 되돌릴 수 있는지, 세금의 틀이 모두 달라집니다.
한 사람의 의사인가, 두 사람의 약속인가
증여는 계약입니다. 민법 제554조에 따르면 한쪽이 대가 없이 재산을 주겠다고 표시하고 상대가 받아들일 때 성립합니다. 사인증여 역시 계약이며, 효력이 생기는 시점을 주는 사람의 사망에 맞춰 둔 점만 다릅니다(제562조).
반면 유언으로 재산을 주는 일은 고인 혼자 하는 의사표시입니다. 받는 사람이 미리 알거나 동의할 필요가 없는 대신, 법이 정한 다섯 가지 방식 가운데 하나를 갖춰야 효력이 생깁니다(제1060조·제1065조). 받는 사람의 선택은 사망 뒤로 미뤄집니다. 계약 단계에서 이미 승낙한 사인증여의 상대방과 달리, 유언으로 지목된 사람은 고인이 떠난 뒤에야 받을지 말지를 정합니다.
다섯 기준으로 나란히 놓으면
| 기준 | 생전 증여 | 사인증여 | 유언으로 주는 재산 |
|---|---|---|---|
| 성립 | 주는 뜻 + 받는 사람의 승낙 | 같음(계약) | 고인 한 사람의 유언 |
| 형식 | 따로 정해진 방식 없음 | 유언 방식이 적용되지 않음 | 법정 방식 다섯 가지 중 하나 |
| 효력 시점 | 승낙한 때 | 주는 사람이 사망한 때 | 유언자가 사망한 때 |
| 생전에 거둬들이기 | 계약 규정으로 판단 | 원칙적으로 철회 가능 | 언제든지 철회 가능 |
| 세금의 틀 | 증여세 | 상속세 | 상속세 |
유언은 유언자가 사망한 때 효력이 생기고, 정지조건이 붙어 있다면 그 조건이 사망 뒤에 이루어진 때부터 효력이 생깁니다(제1073조). 그러니 유언장의 작성일은 방식을 제대로 갖췄는지 따지는 기준일일 뿐, 재산이 넘어가는 날이 아닙니다. 받을 사람이 유언자보다 앞서 사망했다면 그 부분은 처음부터 효력을 얻지 못한다는 점(제1089조 제1항)도 생전 증여와 갈리는 부분입니다.
사인증여가 빌려 오는 규정, 빌려 오지 않는 규정
민법은 사인증여에 유증 규정을 준용한다고만 적어 두었기 때문에 어디까지 빌려 오는지가 늘 문제 됩니다. 대법원은 유언 방식을 정한 제1065조부터 제1072조까지가 한 사람의 의사표시를 전제로 만들어진 규정이므로, 두 사람의 합의로 성립하는 사인증여에는 쓰이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01. 9. 14. 선고 2000다66430 판결). 생활법령정보도 효력에 관한 규정은 준용되지만 방식·유언 능력·승인과 포기에 관한 규정은 준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철회는 사정이 다릅니다. 대법원은 사인증여도 실제 기능이 유언과 다르지 않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유언 철회 규정(제1108조 제1항)에 따라 주는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 거둬들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7다245330 판결). 계약서를 써 두었으니 되돌릴 수 없다고 믿고 있었다면 이 판례부터 확인해 볼 일입니다.
유언에 적은 재산을 고인이 팔았다면
유언자는 언제든지 유언이나 생전 행위로 유언의 전부나 일부를 철회할 수 있고, 유언 뒤의 생전 행위가 유언과 어긋나면 그 부분은 철회한 것으로 봅니다(제1108조·제1109조). 그렇다고 매매 사실 하나로 늘 유언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2026년 6월 대법원은 비율을 정해 자녀들에게 부동산을 나눠 준다는 유언을 한 뒤 그 부동산을 주택조합에 판 사안에서, 매매대금에도 유언의 효력을 미치게 하려는 뜻이 추단된다면 처분했다는 사정만으로 쉽게 철회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6. 6. 24. 선고 2024다260146 판결). 팔게 된 경위, 당시 건강 상태, 대금이 어디에 쓰였는지가 함께 살펴진다는 뜻입니다.
세금 서류에서는 이렇게 갈립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상속'의 뜻에 유증과 사인증여를 넣고(제2조 제1호), '증여'의 뜻에서는 둘을 뺍니다(같은 조 제6호). 그래서 생전에 받은 재산은 증여세, 유언이나 사인증여로 받은 재산은 상속세의 틀에서 다뤄지고, 받은 사람은 세법에서 '수유자'로 불립니다. 받는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비율로 받았는지 특정 재산을 받았는지에 따라 다시 나뉘므로 포괄과 특정의 차이 문서를 이어서 보세요. 유언장이 형식을 갖췄는지는 다섯 가지 유언 방식 문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내가 떠나면 집을 주겠다"는 각서만 있고 유언장은 없습니다. 아무 효력이 없나요?
A. 유언 방식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받는 사람이 그 약속을 승낙했다면 사인증여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이때는 두 사람이 약속을 주고받았다는 점을 보여 줄 자료가 중요하고, 고인이 생전에 그 약속을 거둬들인 사정이 있었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Q. 생전에 받은 재산과 유언으로 받은 재산이 섞여 있으면 어떻게 정리하나요?
A. 재산마다 넘어온 날짜와 근거 서류(증여계약서, 등기 원인, 유언서)를 따로 적어 두세요. 넘어온 길에 따라 효력 시점과 세금이 다르고, 나중에 다른 가족이 보장된 몫을 요구할 때 반환 순서도 달라집니다.
정리
세 갈래를 가르는 질문은 둘입니다. 한 사람의 뜻인가 두 사람의 약속인가, 그리고 효력이 사망과 함께 생기는가. 나머지 질문은 유증 안내 첫 화면에 차례로 모아 두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민법 제554조·제562조·제1060조·제1065조·제1073조·제1089조 제1항·제1108조·제1109조 [시행 2026. 3. 17.][법률 제21454호],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1호·제6호 [시행 2026. 1. 2.][법률 제21065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 / 대법원 2001. 9. 14. 선고 2000다66430 판결, 2022. 7. 28. 선고 2017다245330 판결, 2026. 6. 24. 선고 2024다260146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2026-10-20 확인 / 사인증여 준용 범위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유언 › 유증」(2026-09-15 기준) 2026-10-2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