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장에 특정 아파트를 사위에게 준다고 적혀 있어도 등기부의 이름이 저절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고인의 뜻을 실제로 옮기는 사람이 필요하고, 법은 그 사람을 유언집행자라고 부릅니다. 유증처럼 재산을 넘기는 내용이 담긴 유언이라면 누가 집행을 맡느냐가 이후 절차의 속도와 공정성을 좌우합니다.
집행자가 정해지는 네 갈래
- 유언으로 직접 지정 — 유언자는 유언으로 집행자를 정할 수 있습니다(제1093조).
- 지정을 다른 사람에게 맡김 — 맡은 사람은 그 사실을 안 뒤 지체 없이 집행자를 정해 상속인에게 알리고, 맡지 않으려면 그 뜻을 알려야 합니다. 상속인 등이 상당한 기간을 정해 지정하라고 요구했는데 그 안에 통지가 없으면 맡지 않은 것으로 봅니다(제1094조).
- 지정이 없으면 상속인 — 위 방법으로 정해진 집행자가 없으면 상속인이 집행자가 됩니다(제1095조).
- 법원 선임 — 집행자가 없거나 사망·결격 같은 사유로 없게 되면 이해관계인의 청구로 가정법원이 선임하고, 임무에 필요한 처분을 명할 수 있습니다(제1096조). 관할은 상속 개시지의 가정법원입니다(가사소송법 제44조 제1항 제7호).
세 번째와 네 번째의 경계는 판례가 정리했습니다. 상속인이 집행자가 되는 규정은 고인이 아예 지정하지 않았거나 지정을 맡은 사람이 물러난 경우에만 적용되므로, 고인이 정해 둔 집행자가 사망하거나 결격으로 자격을 잃었다면 상속인이 그 자리를 이어받지 못하고 법원이 새로 선임해야 합니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9다20840 판결). 제한능력자와 파산선고를 받은 사람은 집행자가 될 수 없습니다(제1098조).
취임하면 바로 시작되는 일
지정된 집행자는 유언자가 사망한 뒤 지체 없이 맡을지 여부를 상속인에게 알려야 하고, 법원이 선임한 집행자는 선임 통지를 받은 뒤 지체 없이 법원에 알려야 합니다. 상속인 등이 상당한 기간을 정해 답을 요구했는데 그 안에 답이 없으면 맡은 것으로 봅니다(제1097조).
맡기로 했다면 지체 없이 임무에 들어가고(제1099조), 재산에 관한 유언이라면 재산목록을 지체 없이 만들어 상속인에게 건네야 합니다. 상속인이 원하면 목록 작성에 참여시켜야 합니다(제1100조). 집행자는 유증의 목적인 재산을 관리하고 그 밖에 집행에 필요한 행위를 할 권리와 의무가 있으며(제1101조), 여럿이면 과반수로 정하되 보존행위는 각자 할 수 있습니다(제1102조). 법은 집행자를 상속인의 대리인으로 보고 위임에 관한 규정 일부를 준용하므로(제1103조), 생활법령정보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일하고 상속인이 요구하면 처리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집행자가 있으면 상속인의 처분이 막힙니다
대법원은 집행자가 집행에 필요한 범위에서는 상속인과 이해가 엇갈리는 일도 중립적인 입장에서 처리해야 하므로, 집행자가 있는 동안 그 범위에서 상속인의 상속재산 처분권은 제한된다고 보았습니다. 유언 대상 재산에 마쳐진 다른 등기를 지우는 소송도 상속인이 아니라 집행자가 원고가 됩니다(대법원 2001. 3. 27. 선고 2000다26920 판결). 고인이 정한 집행자가 해임된 뒤 새 집행자가 아직 선임되지 않은 기간에도 이 제한은 계속된다는 것이 2009다20840 판결입니다. 집행자가 정해진 상태에서 상속인 한 사람이 유언에 적힌 부동산을 먼저 팔거나 담보로 잡히려 한다면 바로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받는 사람이 집행자에게 확인할 것
유언으로 재산을 받을 사람에게 집행자는 이행을 요청할 상대방입니다. 생활법령정보도 집행자가 있으면 그 사람이 상속인 등을 갈음해 이행할 의무를 진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니 다음을 차례로 물어 기록해 두면 좋습니다.
- 취임을 승낙했는지, 승낙한 날이 언제인지
- 재산목록에 받을 재산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 근저당 같은 부담이 표시되어 있는지
- 등기나 명의 이전을 언제 어떤 순서로 진행할지, 필요한 서류는 무엇인지
보수, 비용, 물러남과 해임
- 보수: 유언에 정해 두지 않았다면 가정법원이 상속재산의 상황 등을 참작해 정할 수 있습니다(제1104조 제1항).
- 비용: 집행에 드는 비용은 상속재산에서 냅니다(제1107조).
- 물러남: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그만둘 수 있습니다(제1105조).
- 해임: 임무를 게을리하거나 적당하지 않은 사유가 있으면 상속인 등의 청구로 법원이 해임할 수 있습니다(제1106조).
해임 기준은 생각보다 엄격합니다. 대법원은 유언 해석을 두고 상속인과 의견이 다르거나, 집행을 방해하는 상속인을 상대로 가압류나 소송을 내서 갈등이 생겼다는 사정만으로는 해임 사유가 되지 않고, 일부 상속인에게만 유리하게 편파적으로 집행하는 등 공정한 실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구체적인 사정이 소명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1. 10. 27. 자 2011스108 결정).
자주 묻는 질문
Q. 형제 가운데 한 명이 집행자로 지정됐는데 다른 형제들이 믿지 못합니다. 바꿀 수 있나요?
A. 의견 차이만으로는 해임이 어렵습니다. 먼저 재산목록 작성에 참여를 요구하고 처리 상황 보고를 요청해 기록을 남기세요. 그 과정에서 편파적인 집행이 드러난다면 그 자료가 해임 청구의 근거가 됩니다.
Q. 유언장에 집행자 이야기가 전혀 없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상속인이 집행자가 됩니다. 받는 사람이 상속인이 아니라면 상속인들과 이행을 협의해야 하는 구조가 되므로, 유언을 준비하는 단계라면 집행자를 정해 두는 편이 사망 뒤 절차를 단순하게 만듭니다. 자필 유언이라면 검인 문서의 순서를 먼저 거치고, 부담이 붙은 유언의 이행 문제는 부담이 붙은 유증 문서에서 확인하세요. 전체 질문은 유증 안내 첫 화면에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민법 제1093조~제1107조 [시행 2026. 3. 17.][법률 제21454호], 가사소송법 제44조 제1항 제7호 [시행 2026. 1. 1.][법률 제20432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 / 대법원 2001. 3. 27. 선고 2000다26920 판결, 2010. 10. 28. 선고 2009다20840 판결, 2011. 10. 27. 자 2011스108 결정 —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2026-10-20 확인 / 유언집행자의 주의의무·보고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유언 › 유언집행자의 유언집행」(2026-09-15 기준) 2026-10-20 확인